1960년대 초부터 1980년대 후반에 이르는 동안 남한에서 일어난 경제적ㆍ사회적ㆍ정치적 대변혁의 여정과 명암1980년대 무렵에 이르자 한때 찬란했던 명동은 강남, 한강 남쪽에 위치한 부유한 서울의 별천지, 그중에서도 특히 압구정동에 비하면 누추한 곳이 되었다. 1980년대 후반에 나는 어두컴컴한 다방, 옹색한 국수집, 그리고 다른 1960년대의 잔재들을 찾으며 향수에 젖어 명동 거리를 거닐었다. 압구정동에서 나는 상급 중산층 가정주부들이 최고급
... 유행 의상을 과시하듯이 입고 다니고, 부유한 젊은이들이 남들의 눈에 거슬릴 정도로 유별나고 방탕하게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았다. 깨끗하고 조명이 잘 된 커피집들이 어두컴컴하고 우중충한 다방들을 밀어냈고, 맥도날드와 피자헛이 국수집들과 값싼 음식을 파는 식당들 대신 들어섰다. 이전보다 더 많은 남한 사람들이 해외로 나가고 있었으며 남한을 방문하는 외국인들도 옛날보다 더 많아졌다. 이러한 국제화와 함께 이제 외국인들은 호기심이 아니라 태연함과 무관심 속에서 받아들여졌다.이러한 변화들과 대조들을 한층 더 각별하고 흥미롭게 해 주는 것은 그것들이 겨우 한 세대 동안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그 변화의 속도는 앨빈 토플러의 『미래의 충격』에 필적했다. 물질적 문화 및 인위적으로 건조된 환경에서부터 사람들 상호 간 관계와 사적인 내밀한 사고에 이르기까지 남한은 겨우 삼십 년 만에 대변혁을 경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