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서 배운 삶의 이야기교과서에서 벗어난 뒤, 우리는 점차 시를 잊어갔다. 삶의 모든 순간에 시가 녹아 있었음에도, 그 삶에 치이며 하루하루를 살아내느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흘려보낸 것이다. 그러다 문득 이를 깨닫고 뒤돌아보면, 이런 생각을 한다. ‘시가 과연 내 삶에 필요할까? 숨어 있는 시를 발견한다고 해서, 과연 내 날들이 달라질까?’ 이 책의 저자들은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다. 국어 교사로서 시를 가르치고 배우며 시가 얼마만큼
...삶에 유용한지 확인하고 싶었던 그들은, 서로의 마음에 자리 잡은 시를 편지로 나누기 시작했다. 각 열한 편씩, 총 스물두 편의 편지는 때로는 곧장, 때로는 한 계절을 넘어 오가며 곱게 포개어졌다. 편지를 쓰기 위해 기억 속 빛바랜 장소에도 찾아가 보고, 교편을 내려놓고 떠난 교정을 다시 걸으며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그렇게 시를 나눔으로써 지나온 시간을 되짚으며, 그들은 시가 삶을 얼마나 풍부하게 하는지 깨달았다. 스쳐 지나갔던 한 편의 시가 어느 순간 삶의 답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이를 다른 사람들도 느끼길 바라, 이 책의 출간을 결심했다. 이 책은 교과서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한국 근현대 시인들의 작품을 싣고 있다. 이에 앞서 출간된 ‘현대시를 읽다’ 시리즈와 연계하여 읽으면 더욱 깊이 있는 독서가 될 것이다. 시에서 삶을 읽어내고, 앞으로의 날들을 시와 같이 아름답게 써 내려갈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