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처음으로 역사학 논문을 작성하는역사학도들을 위한 글쓰기 나침반주제 선정부터 문장ㆍ문체 만들기까지 A to Z역사학 논문을 처음 작성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매년 졸업 시즌이 되면 졸업을 앞둔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은 거의 대부분 극도의 스트레스 상태에 접어들곤 한다. 생애 처음으로 본인의 학술적인 연구 결과를 체계적으로 집필하여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바로 ‘논문’이다.논문 작성은 많은 공력과 노력을 요하는 고난도의 과제이다. 게다가 익
...숙한 일도 아니다. 리포트나 쪽글 등으로 예행연습을 진행했다고 하지만 논문은 양적ㆍ질적으로 다르다. 논문을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부가 따로 필요하다. 그러나 논문 작성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은 많지 않다. 개설된 강의도 거의 없을뿐더러 관련 도서도 여러 분야를 망라하는 포괄적인 학술논문 안내서가 대부분이다. 분과학문용 안내서는 자연과학, 공학, 의학, 사회과학 분야뿐이다. 인문학 논문 작성법 안내서는 찾기 힘들다. 《역사논문 작성법》은 석사학위 논문 집필을 앞둔 사학과 대학원생과 대학 졸업논문을 제출해야 하는 사학과 졸업반 학생들의 논문 작성을 돕기 위해 집필된 안내서이다. 역사학 논문을 처음 작성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침서가 되는 게 이 책의 목적이다. 역사논문은 “취업이나 프로젝트 등과 같은 안정된 연구 여건을 갖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에 저자는 주제 선정부터 문장ㆍ문체 만들기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면서 사학도들의 역사논문 작성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역사논문 작성법 지침서의 필요성을 절감하다이 책의 집필 계기는 저자의 경험이다. 저자 역시 “첫 논문을 쓰려고 암중모색”한 경험이 있다. 역사논문 쓰는 방법을 배울 곳이 없어 “선배 연구자들이 하는 행동을 곁눈질했고, 기성 연구논문의 형식을 모방”했다. 물론 이는 많은 시행착오를 불러왔다.대학 교수로 임용된 후에는 20년 동안 대학원 사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논문 작성에 필요한 기량을 지도해왔다. 기존의 대학원 역사학자 양성 과정은 “일대일의 개인지도를 통해 논문 작성에 필요한 기량을 훈련”하는 도제 교육과 유사한 점이 있다. 그러나 대학 고학년생들의 졸업논문 작성을 돕는 ‘역사논문 작성법’이라는 과목의 강의를 맡게 된 후 많은 수의 학생들에게 일대일의 도제식 교육 방식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역사논문 작성법을 안내하는 지침서”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이다. 연구계획서부터 참고문헌까지 역사논문 작성의 A to Z저자는 ‘역사논문 작성법’ 강의를 거듭하면서 강의안을 계속 보완할 수 있었다. 학생들과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에서 학생과 함께 성장한 것이다. 덕분에 논문 작성을 앞둔 학생들을 위한, 살아 있는 조언이 탄생했다. 저자는 “역사논문을 쓰기로 마음먹은 사람이 가장 먼저 할 일”로 연구계획서 작성을 들면서 역사논문 작성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단순한 나열에 머물지 않는다. 연구계획서 작성 시 연구 주제를 선정할 때 유의할 점은 무엇인지, 사료는 어떻게 찾는지, 문제 제기는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 등을 상세하게 알려준다. 연구사 정리 방법과 사료 읽기 방법 등 언뜻 보면 간단해 보이는 과제조차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꼼꼼하게 보여준다. 이 같은 사전 작업 후 역사논문 집필에 들어갔을 때 놓치지 말아야 할 점에 대해서도 세세하게 설명한다. 문제는 어떻게 정하는지, 해답과 논지가 무엇이며 작성 시 어떤 점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개념어를 선정할 때 유념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등을 꼼꼼하게 안내해준다. ‘보기’를 통한 사례 설명도 곁들인다. 김익한의 〈1920년대 일제의 지방지배정책과 그 성격〉이라는 논문을 예로 들며 직접 작성한 연구사 노트를 꺼내들기도 하고, 김옥균의 《갑신일록》을 통해 사료를 정리하는 방법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료 밀착성, 개념어, 플롯-또 하나의 글쓰기를 위해저자는 〈에필로그〉에서 학술논문이 “연구자들 내부에서만 소통”되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역사학의 효용이 궁극에 가서는 공동체의 정체성과 향방에 관련되어 있음을 감안한다면, 역사학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관심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관점 아래 저자는 역사논문 외에 ‘또 하나의 글쓰기’를 강조한다. 바로 단행본이다. 저자는 역사논문과 역사 단행본 사이에 “내적인 연관이 존재한다”고 말하며 양자를 연결하는 교량으로 사료 밀착형 연구, 개념어 설정, 플롯의 도입 세 가지 요소를 든다. “이 세 가지를 잘 갖추면 좋은 논문도 쓸 수 있고, 좋은 단행본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바람처럼 매해 쏟아지는 역사논문이 사료 밀착성과 적절한 개념어와 플롯을 갖추고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 ‘공동체의 리그’로 올라설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