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카프카 아베 고보가 쓴 일본 최초의 본격 SF‘미래’란 무엇인가를 묻는 60년 전에 완성된 지금 읽어야만 하는 문제작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된 아베 고보 ‘현재’의 독자를 만나기 위해 60년의 세월을 기다린 일본 최초의 SF아베 고보는 일본의 전후 현대 문학을 전 세계에 알린 작가다. 그는 ‘일본의 카프카’라는 칭호와 함께 노벨문학상 후보자로 손꼽혔으며 그의 작품은 30개국 이상에서 번역되어 전 세계의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생전
...그는 문학만이 아닌 연극과 영화에도 큰 관심을 보였고, 그의 대표작 중 상당수는 영화와 연극으로 만들어졌으며, 여러 편의 희곡 작품을 남겼다. 이후에는 ‘아베 고보 스튜디오’를 설립하여 직접 연출을 맡는 등 다방면에서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남김없이 펼쳤다. 그러나 국내에서 아베 고보라는 이름은 그의 문학적 성취에 비해 적게 알려진 편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알마 출판사에서 출간된 《제4 간빙기》는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아베 고보의 네 번째 작품으로, 그의 작품이 새롭게 번역되는 것은 약 10년 만이다. 《제4 간빙기》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소개된 아베 고보의 작품을 읽어온 독자에게 작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다. 비교적 사실주의적인 성격을 띤 기출간작과 달리 《제4 간빙기》는 일본 최초의 본격 SF로 평가된다. 일본 문예지 〈세계〉에서 1958년 7월호부터 이듬해 4월호까지 연재되어, 그해 7월에 출간된 이 작품은 아베 고보의 초기작 중 하나로, 해외에서는 비교적 이르게 1965년 러시아어로 번역된 이래, 1971년에 영어판이 출간되었고 그 후로도 독일과 우크라이나, 폴란드 등의 여러 국가의 독자들에게 알려졌다. 다른 언어권의 독자들은 비교적 《제4 간빙기》가 출간된 동시대에 이 작품을 만났던 셈이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행운이었을지는 미지수다. 왜냐하면 《제4 간빙기》를 읽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는 다름 아닌 바로 지금이기 때문이다. 《제4 간빙기》에는 AI를 통한 미래 예측, 이상 기후와 그로 인한 해수면 상승, 임신 중단과 생명 공학 등, 마치 2022년을 살아가는 동시대의 작가가 썼다고 해도 무방할 만큼 지금 우리 사회의 뜨거운 이슈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들어 있다. 바로 이 점이 《제4 간빙기》의 탁월함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제4 간빙기》는 ‘미래’ 그 자체이며, 단순히 사전적 정의가 아닌 현재에 있어 진정한 ‘미래’란 무엇일지를 질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