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이 책을 읽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소도시에 히스테리를 초래한 ‘부기맨’이란 이름의 악몽,얼굴 없는 괴물을 쫓는 추적에서 그려지는 상실과 노스탤지어.세계환상문학상, 국제호러길드상, 호러작가협회상 수상 작가 리처드 치즈마가 《뉴욕 타임스》, 《USA 투데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그의 최대 화제작 『부기맨을 찾아서』로 한국의 독자들을 처음 만난다. 스티븐 킹과 함께 「그웬디의 버튼 박스」 시리즈를 공저하기도 한 치즈마는 장르소설 전문
...독립 출판사 ‘시메트리 댄스’의 대표로서 30여 권의 앤솔러지를 편집하기도 했으며, 스티븐 킹, 레이 브래드버리, 클라이브 바커, 피터 스트라우브, 앤 라이스, 조 랜스데일 등 수많은 거장이 이곳을 거쳐 갔다. 『부기맨을 찾아서』는 1988년 스물두 살의 청년 ‘리처드 치즈마’의 시각에서 그려지는 미국 소도시의 연쇄 살인 사건의 추적기다. 연쇄 살인마 ‘부기맨’을 둘러싼 이야기가 ‘범죄 실화’를 추적하는 르포 형식으로 펼쳐지는데, 작가 자신의 성장담과 지역사를 풍부하게 담아내고 사진과 인터뷰를 절묘하게 활용해 인물들에 생명력을 부여하면서 참혹한 범죄로 타격을 입은 소도시의 풍경을 세밀하게 재현해 낸다. 과연 어디까지가 실화고 어디까지가 허구인가? 말미에 실린 ‘작가의 말’에서 확인해 볼 수 있지만, 이 독특한 형식의 소설을 십분 즐기고 싶다면 부디 첫 페이지부터 순차적으로 따라가 보라.“나는 거기 있었다.나는 목격자였다.그리고 어찌어찌 하다 보니, 그 괴물의 이야기가 내 이야기가 됐다.”1988년 미국 메릴랜드주 에지우드. 신문방송학과를 갓 졸업하고 독립 출판의 세계에 뛰어들기로 한 리처드 치즈마는 반년 후 결혼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고향의 본가에 머물기로 한다. 치즈마가 에지우드에 돌아올 무렵에 이곳은 한 10대 소녀가 자택에서 납치되어 인근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으로 크나큰 충격에 빠져 있었다. 한두 해 전부터 주택에 무단 침입해 여성들을 추행하던 소위 ‘팬텀 폰들러’가 마침내 살인을 저지른 것이 아니냐는 추측부터 홈리스를 향한 의심, 피해자의 인간관계를 둘러싼 소문, 유가족의 행동을 둘러싼 억측 등이 난무하는 상황이었다. 치즈마는 흉악한 범죄에 분개하는 한편으로, 범죄 미스터리와 공포물의 열렬한 팬이자 단편 몇 편을 발표해 본 작가로서 자연스레 사건의 추이와 고향 사람들의 반응에 예민하게 귀를 기울인다. 그러나 곧이어 새로운 살인이 벌어지면서 ‘부기맨’이란 별명의 정체 모를 연쇄 살인마가 불러일으키는 공포는 점입가경으로 치닫는다.연쇄 살인이란 전무후무한 사건으로 인해또렷이 부각되는 소도시의 또 다른 얼굴.나는 대부분의 소도시에 두 얼굴이 있다고 믿는다. 하나는 역사적 연대표와 인구분포, 경제와 지리 등을 포함하는 확인 가능한 사실로 이루어진 공적인 얼굴이다. 그리고 감춰진 얼굴이 하나 더 있다. 그곳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쉬쉬하며 전해 주는 연약한 거미줄 같은 이야기와 기억, 소문과 비밀이 이루는 훨씬 사적인 얼굴._본문에서연쇄 살인마의 등장으로 패닉에 빠졌던 섬뜩한 시절을 회고하기에 앞서 『부기맨을 찾아서』는 리처드 치즈마의 고향이자 사건의 무대인 에지우드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때는 고작 몇십 명이 살던 목가적인 마을이었으나 20세기 초에 미 정부가 각종 군사 실험을 수행하던 ‘아스널 군사 단지’를 조성하면서 제법 큰 규모의 주택 단지들이 우후죽순 들어설 정도로 변모했고, 호황에는 늘 쇠락이 따르듯 베트남전 이후에는 아스널의 사업 축소로 발전의 기세가 꺾이고 만 소도시. 간략한 지역사에 이어 치즈마는 가족, 또래 친구, 이웃과의 시시콜콜한 추억을 한 장면, 한 장면 되짚으며 도시의 공적인 정보가 미처 보여 주지 못하는 ‘사적인 얼굴’에 초점을 맞춘다. 때때로 서정적이라고까지 느껴지는 이러한 기억들은 일견 소도시를 덮친 일종의 재앙과도 같은 연쇄 살인과는 무관해 보이지만, ‘부기맨’이란 어둠과 선명하게 대비되며 잃어버린 시절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 도시의 구석구석을 독자의 뇌리에 각인시킨다. 『부기맨을 찾아서』 한번 읽고 나면 다시는 그 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쉽사리 잊히지 않는 독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