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태왕 담덕』은 전체 10권으로 기획된 대하소설이다. 광개토태왕 탄생 전부터 죽음 이후 광개토태왕 능비 건립까지 다루게 될 것이다. 재위 기간 22년이지만 39세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그의 일생이 긴박감 있는 스토리로 전개된다. 출생과 사망 전후 40여 년에 걸친 격동의 역사는 담덕의 영토확장 전략에 따라 인접한 국가들과의 끊임없는 전투로 이어지면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영웅은 고난 속에서 태어난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고구려 영웅
... 담덕의 탄생은 그 역사적 배경 속에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볼 수 있다. 〈제1권 순풍과 역풍〉 : 담덕이 탄생하기 전인 고국원왕 재위 말년부터 시작된다. 그가 평양성 전투에서 백제군의 독화살을 맞아 전사한 것은 고구려로 볼 때 가장 뼈아픈 고난으로 점철되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30여 년 전 후연의 모용황에게 부왕 미천왕의 유해를 도난당하고 태후와 왕후가 볼모가 되는 등 수난을 겪은 그는 결국 백제에게까지 치욕적인 죽임을 당했다. 바로 왕손 담덕이 태어나기 5년 전의 일이었다. 후연부터 백제까지 고구려가 수난을 당한 30년 가까운 기간은 그 고난에 사무친 역사가 영웅 탄생의 토양 같은 역할을 한 셈이다. 광개토태왕 탄생 이후가 아닌 그 이전부터 이 소설이 시작된 것은, 바로 그러한 역사적 배경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제2권 천손신화〉 : 고구려의 개혁군주 소수림왕 시대로 광개토태왕 탄생을 다루고 있다. 대대로 왕후를 배출해 권력의 중심에 있던 연나부는, 그들과 다른 출신의 여인에게서 왕손 담덕이 태어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온갖 음모를 꾸민다. 끝내 연나부는 지속적으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동부욕살 하대곤과 밀약을 맺고, 그의 양아들 해평을 새로운 군주로 세우기 위해 반역을 도모한다. 해평은 고국원왕인 사유의 동생이자 당시 고구려를 대표하던 명장 무(武)의 아들이다. 이처럼 담덕은 고구려의 권력암투를 배경으로 한 어지러운 난국시대에 마침내 천손(天孫)으로 태어난다. 〈제3권 여명의 기운〉 : 담덕이 어린 시절을 국내성에서 보내고 일곱 살 때 압록강 중류의 외가인 하가촌 무술도장으로 가서, 스승 을두미의 지도 아래 경서를 읽고 무술을 배우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경서와 무술은 백성을 다스리는 군주로서의 덕목을 익히는데 필수적인 양 날개와도 같은 것이다. 소수림왕이 지병으로 앓아누웠을 때, 드디어 해평을 고구려의 새로운 군주로 세우려는 연나부와 하대곤이 반역을 일으킨다. 이때 왕태제 이련과 계루부 출신의 국상 고계는 사전에 그들의 음모를 눈치 채고 미리 철저히 대비해 국내성으로 쳐들어온 반역 세력을 물리친다. 반군이 국내성을 들이칠 때부터 폭우가 내리기 시작한 것도 반역의 무리들을 소탕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세찬 빗줄기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다가 끝내 반역에 실패한 해평은, 동부로 후퇴하는 길에 담덕을 죽이려고 하가촌 무술도장을 급습한다. 이때 을두미는 소년 호위무사 마동으로 하여금 담덕을 배에 태워 압록강에 띄우게 한 후, 자신은 해평의 무리들과 싸우다 끝내 쓰러진다. 한편 담덕과 마동이 탄 작은 배는 밤새 내린 폭우로 인해 물이 불어나는 바람에 거친 풍랑에 휩쓸려 떠내려간다. 〈제4권 고구려 천하관〉 : 담덕의 유랑 시절을 다루고 있다. 작은 배를 타고 마동과 함께 표류된 담덕은 서해바다 한가운데서 백제로 가는 동진의 사신단이 탄 무역선 선원들에 의해 구조된다. 이때 담덕의 나이 열한 살, 마동은 그보다 다섯 살 많은 열여섯 살이다. 두 사람은 졸지에 신분을 숨긴 채 적국인 백제의 땅 갑비고차(강화도)에서 한동안 체류하다, 마침내 동진의 대행수와 함께 다시 무역선을 타고 유랑의 길에 나선다. 그들은 일단 동진의 수도 건강으로 가서, 다시 그곳에서 백제 상단을 따라 서역으로 명마를 사러간다. 300여 두의 말을 이끌고 돌아오는 길에 고비사막에서 마적 떼와 일대 전투를 벌이던 중 장안 상단을 만나 도움을 받는다. 이때 지혜로운 결단으로 백제 상단과 헤어진 담덕과 마동은 장안 상단과 함께 전진의 땅을 밟는다. 다시 전진의 수도 장안에서 중원의 화북 지역 대평원과 황하 줄기를 따라 산동까지 간다. 담덕은 그곳에서 고구려 유민의 자제들을 모집해 태극군을 만든다. 담덕이 이끄는 태극군은 고국양왕이 고구려 원정군을 이끌고 온 후연과의 요하전투에서 큰 공을 세운다. 이때 비로소 담덕은 부왕을 만나 국내성으로 개선한다. 열두 살이 된 담덕은 마침내 태자에 책봉된다.〈제5권 영락태왕〉 : 태자가 된 담덕은 무명선사로부터 고구려 무술을 집대성해 새롭게 창안한 ‘무명검법’을 전수받는다. 국내성으로 돌아온 담덕은 대왕 직속 부대인 왕당군을 조직하고 활성화하는 데 전력한다. 담덕은 부왕 고국양왕의 뒤를 이어 중국의 황제와 동격이라 할 수 있는 ‘태왕’의 지위에 오른다. 그는 ‘영락’이란 연호를 쓰며 즉위 초부터 주변국들과 등거리 외교를 펼친다.영락태왕은 곧, 조부인 고국원왕 때부터 철천지원수인 백제를 공략하여 부소갑과 관미성을 함락시킨다. 고구려는 그곳에서 산동반도에 이르는 지역의 해상권을 확보한다. 한편 담덕이 태자로 책봉될 때부터 짓기 시작한 평양성의 아홉 개 절이 완공된다. 평양성의 대법회는 고구려의 기상이 주변 각국으로 뻗어나가는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로써 태왕 담덕이 왕당군을 이끌고 본격적으로 해외원정에 나서면서 정복군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