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와 불법은 일면 구조적으로 유사한 구도를 지니고 있다. 불법이 ‘부처의 눈(佛知見)’을 지향한다면 장자는 장자는 ‘하늘의 눈(照之于天)’을 권한다. 장자를 통해 선불교를 만나고, 선불교에 매료되어 여러 조사의 다양한 어록들을 보며 공부하다가 불법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한 저자가 불교 철학과 장자 철학을 엮어 철학적 논의를 진행하며 사유의 유사성을 살펴본다.저자는 붓다 깨달음의 핵심인 연기법, 사성제, 팔정도에서부터, 붓다 입멸 후 부파불교
...의 설일체유부의 교리와 나가르주나(용수)의 ‘공(空) 사상’, 나가르주나 이후 와스반두(세친)의 ‘유식(唯識) 사상’ 등 불교 철학의 역사에서 중요한 사상들을 빠짐없이 다루고 있다. 저자는 아함경, 증일아함경, 중아함경, 잡아함경 등의 초기 경전에서부터 유마경, 대반야바라밀다경, 화엄경, 법화경, 대반열반경, 열반경, 능가경, 원각경, 해심밀경, 금강경 등의 불교의 핵심 경전 및 대지도론, 중론, 성유식론, 대승기신론, 육조단경, 전심법요, 임제록, 섭대승론, 전등록 등의 논서와 중요한 불서들을 꼼꼼히 읽어내고, 담긴 뜻을 체득하면서 자연스럽게 그것이 장자 철학과 일맥상통하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장자 철학에 더해 불교 철학까지 공부한 저자는 도대체 마음공부의 공효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스스로 묻는다. 그리고 그 질문에 스스로 아무리 마음공부를 해도 인생의 역경과 불행을 피할 수 없지만, 저 험한 파도가 몰아치는 삶의 바다에서 서핑보드를 하나 마련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답한다. 기왕 만날 파도를 즐겁게 타며, 길을 배우는 것, 저자는 그 배움의 길은 우리 마음의 실상을 회복하는 길이며, 그 공부로 도달하는 마음의 경지는 곧 번뇌에서 벗어난다는 붓다의 ‘열반’이며, 장자가 권하는 ‘얽힌 채로 편안하다’는 영녕이자, ‘한가로이 노니는’ 소요유일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