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이슬람의 다양한 얼굴이슬람 세계를 바라보는 폭넓은 시선'이슬람', '아랍'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석유, 낙타, 사막, 그리고 내전, 폭탄 테러, IS, 난민...그들에 대한 이미지는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다. 게다가 요즘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분쟁으로 중동 지역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런 단편적인 이미지만으로 세계 57개국에서 20억 명의 신자를 거느린 이슬람을 제대로
... 이해한다고 할 수 있을까? 오늘날 이슬람권이 분쟁과 갈등에 신음하는 것은 분명하다. 억압적인 사회 규범이 지배하고 있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슬람과 동일시되는 테러와 폭력, 광신과 야만은 이슬람이 가진 여러 모습 중 한 부분일 뿐이다. 이 책은 세계 역사를 바꾸어놓은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어떻게 중동이 아랍인과 무슬림의 땅이 되었는지, 그리고 그렇게 탄생한 이슬람 문명이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이 무엇인지에 관해 다룬다. 특히 아직 국내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슬람의 기원과 형성 과정을 둘러싼 질문과 논의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슬람이 등장한 환경과 오늘날 우리가 아는 형태의 이슬람에 이르기까지 그 변화 과정을 추적하는 것은 세계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남긴 사건을 온전히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이 책의 제목인 「대체로 무해한 이슬람 이야기」는 더글러스 애덤스의 SF 코믹소설인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따온 것이다. 이 소설의 세계관에서 누구도 찾지 않는 관심 없는 땅인 지구를 소개하는 내용은 단 두 단어다. ‘대체로 무해함’.「대체로 무해한 이슬람 이야기」의 핵심 주제는 이슬람이지만, 한 측면으로만 이슬람 문명을 판단하지 않기 위해 오랜 역사에 걸쳐 역동적으로 변화한 이슬람 문명의 복잡하더라도 다양한 측면을 그려내고자 했다. 이슬람 외에도 이슬람 문명의 궤적과 모습에 영향을 준 것은 많기 때문이다.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도 피에 굶주린 폭력의 종교도 아니다. 무슬림은 때로는 다른 종교 공동체와 충돌하고 타자를 적대시하고, 때로는 차이를 인정하고 공존을 모색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 책은 무슬림과 비무슬림이 탄압과 공존, 적의와 관용을 오가는 복잡한 관계를 맺어 왔으며 오늘날에는 공존을 지향하는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편견에 매몰된 시선을 돌려 조금만 넓게 볼 때, 대체로 무해한 이슬람의 모습이 보인다. 이슬람에 대한 해석의 다양성과 유동성에 주목할 때 우리는 이슬람이 가진 여러 얼굴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광범위한 지식과 더불어 이슬람 세계를 편향되지 않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