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몽의 공간에서 취향의 공동체까지,우리 서점이 지나온 시간을 마주하다서점은 우리에게 어떤 곳이었을까? 언뜻 책을 파는 정적인 공간으로 인식되는 서점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빛깔을 가진 공간으로 존재해왔다. 기억을 더듬어보자. 어릴 적 색칠 공부 책이나 게임 북을 구경했고, 학창 시절엔 각종 참고서나 문제집을 사러 가던 공간. 이후엔 사람을 만나는 약속 장소이자 새로운 문화와 취향을 공유하는 곳이기도 했다. 이처럼 저마다의 이유로 삶의 경
...험이 기억으로 축적되어 있는 서점은 시대마다 다른 얼굴로 많은 이들에게 활짝 열린 곳이었다. 이 책은 그러한 서점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현재 각광받는 서점이나 외국의 유명 서점 이야기를 담은 책은 여럿이지만, 우리 서점의 문화사를 살피면서 그 궤적을 들여다본 책은 흔치 않다. 이 책이 만들어낸 새로운 길이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 자료도 가능한 한 충실하게 수록했다. 맨 위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근대 인쇄술이라는 새로운 기술 환경에 힘입어 이 땅에 태동한 서점은 문화산업의 선봉에 선 것은 물론, 출판업을 겸하며 출판산업의 단초를 열었다. 식민지, 해방공간, 군사독재 시대에는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이들이 함께 미래를 모색하는 아지트였다. 그 와중에 고서점, 전문서점, 대형서점, 온라인서점, 독립서점 등 다양한 형태의 서점이 모습을 드러냈다. 서점들은 거리 풍경을 바꾸고 시대의 문화를 변모시켰다. 그 한가운데에 참신한 시도를 해나간 서점인들이 있었다. 우리 서점이 품어온 다채로우면서도 역동적인 켜와 결을 이 책을 통해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