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심리를 가장 깊이 들여다본 심리학자로 평가받는 카를 구스타프 융은 남자의 무의식에 존재하는 여성성과 여자의 무의식에 존재하는 남성성을 각각 아니마와 아니무스라고 이름하였다. 남자와 여자라는 성별은 우리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인인 만큼 남자가 가진 여성성과 여자가 가진 남성성은 우리의 자아의식이 좀처럼 받아들이기 힘든 그림자 인격에 속한다. 우리의 무의식 속에 억압되어 있는 내용들은 끊임없이 우리의 의식에 강력한 영향을 행사한
...다.?그 중에서도 우리의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는 생각, 감정, 동기, 소망 등을 타인에게 돌리는 것을 심리학 용어로 투사라고 한다. 남녀가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것은 무의식의 아니마와 아니무스가 서로에게 투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 느낌”에 기초한 관계는 오래 가지 못한다. 현실적인 문제로 부딪치다보면 얼마 안 가 상대방이 우리가 꿈꾸는 여신이나 남신이 아니라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당신은 얼마나 의식적으로 이성적으로 살고 계십니까?’ 이 책은 이런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무의식의 투사는 그 자체로 나쁘거나 좋은 것이 아니며, 투사를 인식하고 올바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무의식에 잠재된 내용을 투사를 인식함으로써 의식에 통합하는 과정은 인격의 성숙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다. 다른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어두운 측면들을 우리 자신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인정할 때 투사가 멈추어지면서 비로소 내면의 성장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아니마와 아니무스는 우리의 무의식을 의식으로 끌어올림으로써 온전한 전체 정신에 도달하도록 인도하는 매개자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