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테토스는 아우렐리우스와 쌍벽을 이루는 스토아학파의 대철학자다. 이들은 학문이나 인격에 있어서는 후세의 추앙을 받고 있지만, 그 환경과 신분은 너무나 동떨어져 있었다. 전자는 노예요, 후자는 황제로 이것은 역사적인 하나의 아이러니라고 하겠다. 철학에 일찍 눈 뜬 그는 타고난 인품을 용케 발휘하여, 나중에 노예에서 해방되자 어엿이 대철학자로 서서 뭇 사람들에게 심오한 철학을 가르쳐 많은 감화를 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서기 89년 도미티아누스 황제
...의 철학자 추방령으로 니코폴리스에 피신하여 이곳에서 계속하여 인생의 철학을 설파하였는데, 그 초탈한 풍모와 심원한 가르침은 아테네의 길목에서 진리를 토하는 소크라테스를 연상시켰다고 한다. 무릇 옛날의 위대한 철학자들이 흔히 그렇듯이 그도 몸소 펜을 들어 저술을 하지 않았다. 《에픽테토스의 가르침》이라는 제명으로 수록한 이 글은 그의 수제자 아리아노스의 수기이다. 따라서 이 책은 이를테면 서구의《논어》라고나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