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편의 편지에 담긴 플라톤의 육성이행의 시대에 선 역사적 플라톤을 만나다『편지들』은 노년의 플라톤이 가까운 인물들과 주고받은 13편의 편지를 묶은 것이다. 소크라테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수십 편의 대화편과는 달리, 플라톤의 육성과 당대의 역사적 현실이 편지글에 생생하게 묻어난다. 상당수 대화편 작품이 소크라테스를 주된 화자로 삼아 대화편의 소크라테스와 역사적 소크라테스의 관계를 묻게 하지만, 이 편지들에서는 대화편의 플라톤과 역사적 플라톤의 관
...계에 대면할 가능성이 높다. 이 편지들의 주된 공간적 배경은 그리스의 식민도시 시라쿠사이다. 또 시간적 배경이 되는 기원전 4세기 중엽은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기점으로 전통의 도시국가(그리스, 스파르타)들이 쇠락의 길에 들어서고 시칠리아와 마케도니아가 새로운 세를 형성하는 이행의 시대였다. 이러한 시대 상황 속에서 플라톤은 일찍부터 신흥 제국으로 발돋움하던 시라쿠사의 동향에 상당한 관심을 보여 왔다. 세 차례의 시라쿠사 여행에서 플라톤은 청년 정치가 디온과 참주 디오뉘시오스 부자와 교유하며 조국의 참혹한 현실에 대한 비판적 통찰을 담은 이상을 펼쳐 보려 하지만, 결국 좌절을 맞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