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엉덩이에서 시작하는 기후 변화 이야기!영국의 존무어대학의 위킨슨 교수는 2012년에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내놓았는데 지금으로부터 2억 4500만 년 전 중생대의 지구 온도가 최고 10도 정도 올랐던 원인이 바로 ‘공룡의 방귀’라는 가설이었습니다. 현재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소의 방귀이지요. 소의 방귀가 지구의 온도를 높인다는 말이 사실일까요?네덜란드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논픽션 작가 마크 테어 호어스트는《방귀 구름은
...어디로 갈까?》라는 그림책을 통해 방귀와 지구 온난화의 관련성을 차근차근 살펴보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똥이나 방귀 이야기가 나오면 깔깔 웃음부터 짓지요. 작가는 지구 온난화라고 하는 심각한 환경 문제를 방귀 이야기로 시작하는 기지를 발휘하고 있습니다.《북극에 야자수가 자란다고》와 같은 환경책을 쓴 작가는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소재를 통해 지구 온난화 현상의 원인과 결과, 대안을 차근차근 풀어갑니다. 소의 방귀로 시작해 자동차의 방귀로 이어집니다. 이어서 공장 굴뚝에서 나와 길게 이어지는 방귀 구름은 어디로 갈까 질문을 던집니다. 동물의 방귀, 자동차의 방귀, 공장의 방귀를 연결해 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내뿜는 가스가 결국 어떻게 해서 지구를 뜨겁게 만드는지 설명합니다. 나아가 사람들이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실천 방안까지 꼼꼼하게 살펴보는 환경 그림책입니다.지구는 왜 점점 뜨거워질까에 대해 쉽고 명확하게 알려주는 환경 그림책!이 책의 첫 장면은 목초지에서 풀을 뜯어 먹는 소의 그림에서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이야기하지요. 세상에는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이 있다고요. 사람들은 소는 볼 수 있지만 소의 방귀는 볼 수 없지요. 소의 방귀와 트림은 거의 메탄가스로 이루어져 있어요. 소의 방귀가 내뿜는 메탄가스는 하루 500리터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소가 살아가기 위해 먹은 먹이 때문에 생긴 방귀는 어디로 갈까요? 휘발유를 넣어야 움직이는 자동차의 방귀는 어디로 갈까요?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방귀는 어디로 갈까요? 기계는 우리에게 필요한 물건을 만들지만 그곳에서 나오는 방귀는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작가는 이 셋의 방귀가 다르지만 결국 같은 곳을 향한다는 것에 주목합니다.소의 방귀와 자동차의 방귀와 공장 굴뚝의 방귀는 모두 하늘로 올라갑니다. 올라가서는 그대로 사라질까요?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공기 중에 방귀는 점점 더 많아져서 마치 방귀 담요처럼 형성되어 지구를 덮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는 이유는 햇빛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이 방귀 담요 아래에 갇히기 때문입니다. 방귀 속 이산화탄소나 메탄가스는 열을 가두는 역할을 하지요. 온실가스가 바로 그것입니다. 작가는 온실가스를 방귀 담요로 설명하면서 방귀 담요가 너무 두꺼워지면 지구가 뜨거워진다고 말이지요. 어려운 환경 용어가 아닌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개념으로 환경 문제를 설명하고 있습니다.지구를 덥게 만드는 방귀 담요를 걷어내는 유쾌한 방법지구의 기후는 매일 나쁜 쪽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기후 변화를 넘어서서 기후 위기라고 부를 만큼 열대야, 폭우, 폭설 같은 이상 기후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나타나지요. 지구가 점점 더워지면서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녹고, 이로 인해 북극곰은 삶터를 위협받지요. 위기의 지구이지만 지구 온난화를 어린이들에게 설명하기에는 너무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작가는 어린이들 눈높이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환경 그림책을 고민했고 이 책을 만들었습니다. 우리에게 닥친 위험만을 이야기하는 당위의 환경 보호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그림책은 이해의 환경 이야기이고, 실천 가능한 환경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기후 변화의 원인부터 결과, 그리고 해결책까지 제시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지구가 더 더워지기 전에 풍력 발전소를 만들어 필요한 전기를 만들어 냅니다. 방귀가 나오지 않는 친환경 자동차도 만들어 내고요.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소시지는 방귀를 뀌는 동물을 필요로 하지 않죠. 기후 변화의 원인과 결과, 그리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방귀라는 친숙한 소재로 이끌어 갑니다. 번역은 어린이책 작가이자 번역가인 허은미 작가가 맡았습니다.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단어 선택을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여기저기 눈에 띕니다. 요코 힐리거스의 세련된 색감의 그림은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