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1회 분카무라 뒤마고 문학상 수상* 제53회 고단샤 그림책상 수상“이 문학상을 받기에 더없이 어울리는 작품이 바로 이 그림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소설가 에쿠니 가오리 심사평 가운데- 작가의 실제 체험을 바탕으로 하여 ‘자신이 자신이라는 것의 소중함과 당연함’을 나직하게 들려주는 그림책.마음이 아파 학교를 쉬고 있던 소녀가 다시 느긋하게 마음을 열 수 있었던 보물 같은 나날이 아름다운 그림과 어우러져 마치 단편 영화 한 편을 감상하는
...듯하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그림은 바다가 보이는 아틀리에에서 화가와 함께 보냈던 소녀의 여름이 어땠는지를 섬세하게 알려 준다. 이 그림책은 이제는 할머니가 된 소녀의 그때 그 시간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화가 아줌마는 아이를 아이 취급하지 않는, 하나의 대등한 인간으로 대우하는 어른이었다. 두 사람은 나란히 서 있거나 마주 보고 있거나 할 뿐 딱 달라붙어 있지 않다. 유일하게 달라붙어 있을 때는 아이 발에 물감이 붙어 움직일 수 없게 되어 아이를 안아서 욕실로 데려다줄 때다. 즉, 곤란할 때만 손을 내밀어 주는 어른이다. 가만히 지켜볼 뿐 걱정하지 않는 화가 아줌마와의 자연스럽고도 적당한 거리감은 아이의 마음을 차츰 열게 하고, 아이는 조금씩 치유되어 간다.그때 그 천장 높은 아틀리에의 창에선 바닷바람이 밤낮없이 드나들었다. 이름 모를 요리, 식사 후 조용한 독서 시간, 아침에 하는 이상한 체조. 밥을 먹고, 집안일을 하고, 낮잠을 자고, 그러다 그림을 그리고, 고양이와 놀고, 바다에 가고, 또 다시 그림을 그리고, 미술관에도 가 보고. 떠나기 전날 함께 준비했던 둘만의 근사한 파티……. 느릿느릿 흘러가는 그 여름의 일상은 당시 아이였던 할머니의 삶을 잔잔하게 흔들어 놓았다. 적당한 거리와 방임 그리고 유쾌한 착상을 공유했던 시간들. 화가 아줌마와의 생활은 모든 것이 신선했고, 자유로웠으며, 느긋했다. 그 흐름을 따라 아이의 마음도 차츰 열리던 둘이서 보낸 일주일은 읽는 이에게도 너무도 많은 생각할 거리를 안겨 준다.인생의 시작 무렵에 만난 소중한 사람, 잊고 싶지 않은 소중한 기억이 있다면, 아이들 곁에 이런 어른이 있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생각만 해도 가슴으로 시원한 바람 한 줄기가 지나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