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아름다운 영화를 감상하는 것 못지않게 깊은 여운을 주는 리뷰로, 영화 주간지 「씨네21」 독자들을 사로잡은 김혜리 기자. 그녀가 그간 자신이 쓴 영화 이야기들을 묶어 첫 번째 책을 펴낸다. 1995년 「씨네21」 창간팀에 입사한 이래, 10년 넘게 영화기자이자 평론가로 활동하며 쓴 글들 중 일부를 뽑아 엮은 영화 에세이다. 조심조심, 그러나 한없이 가까이 영화의 정체에 다가가는 글쓰기가 매혹적이다.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김혜리 기
...자가 관심을 갖는 것은 불완전한 영화들이 발산하는 그 불안한 오라(aura)이다. 수많은 흠집을 태생적으로 지니고 있는 사람들의 드라마, 즉 실패하고 변명하고 좌절하는, 주체하기 힘든 열정에 시달리거나 혹은 열정 부족으로 무심하게 관조만 하는, 그러면서도 묘한 자조적 유머 감각을 소유한 인물들의 비틀거리는 모습과 그들이 만들어가는 관계에 그녀는 눈길을 보내고, 그 사소한 행동과 농담, 상처에 희미한 불빛을 비춘다.
1부 '영화 읽는 소파(REVIEW)'에는 1995년에 개봉한 '브로드웨이를 쏴라'부터 2007년 '스쿠프'까지 국내에서 극장 상영한 영화 서른 편의 리뷰를 모았다. 2부 '방 없는 전망(OVERVIEW)'는 성장 영화, 영국 코미디 영화의 산실인 워킹타이틀, 영국 배우, 영화와 의상 등 주제로 살펴보는 영화 이야기 여덟 편을 담고 있다. 3부 '유혹자들(PLAYER)'에는 감독과 배우, 제작자 등 영화계 인물들에 관해 쓴 에세이 열여덟 편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