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제 삶의 진실을 말한다면-이제 여성이 쓰고 여성이 비평한다, 수천 년간 남성이 그랬던 것처럼.여자가 쓰고 여자가 읽은 여여한 독서어슐러 르 귄에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까지, 80권의 책과 세상 모든 여자 이야기책 칼럼니스트이자 대단한 다독가로 소문난 김이경 작가가, 여성 저자들의 책만 읽고 쓴 독서 에세이. 버지니아 울프, 시몬 드 보부아르, 레이첼 카슨, 어슐러 르 귄 같은 세계적인 작가부터 우리나라의 고정희 시인과 한강 작가에 이르기까
...지, 80권의 책과 세상 모든 여자 이야기를 담았다.왜 여성 저자의 책이었을까? 저자는 이렇게 답한다. 오랜 성차별적 사회의 편향을 극복하려면 ‘편향된 독서’가 필요했다고. 그동안 이어온 남성 편향의 독서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자, 여성으로서의 잠재력을 확인하고픈 열망 때문이었다고. 좋은 책이면 됐지 저자의 성별이 뭐가 중요하냐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인간도 시대적ㆍ사회적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법. 저자는 작정하고 여성이 쓴 문장만 골라 읽으면서 자신 안의 남성 편향은 물론, 편향된 사회에서 알게 모르게 키워온 갖은 편견을 직시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기존의 위계적 인식론과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세계를 보는 수많은 여성 저자들 덕분에, 새로운 상상과 지식을 발견하고 편견을 넘어설 길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세계적인 SF 판타지 작가 어슐러 르 귄 역시 그의 산문집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저는 여자들에게는 남자들에게는 없는 온전한 경험의 영역이 있고, 그런 글이 쓸 가치가 있고 읽을 가치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버지니아 울프의 책을 찾아 제대로 읽었어요. 그 뒤로는 페미니스트들이 우리에게 준 모든 책, 다른 여자들이 수백 년 동안 써온 책들을 읽었지요. 여자들이 여자처럼 글을 쓸 수 있고, 남자와는 다른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왜 안 되겠어요?”(본문 2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