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삶의 양달과 응달을 바라본 사람. 나는 당대에 이토록 고급하고 우아한 열정의 나침반을 알지 못한다. 상쾌한 책이 세상에 나왔다.” - 류근(시인)자연도 사람도 다 때가 있다. 그들의 때는 나의 때를 기다려주지 않는다.자, 지금 나가자. 팔라리 팔라리~ 꽃대궐이 한창인데,바쁠 일이 뭐 있겠나.인생, 지금이 중하다. 다음은 없다.바로 지금, 홀로 행한다나이를 먹어가는 건 때로 포기하고 내려놓는 일에 익숙해지는 일이다. 혼자만의 여행, 혼자서
... 살아보는 일, 시도해보지 않던 옷, 새로운 만남, 새로운 사랑. 아직 못다해본 일들이 많지만 ’이 나이에 어떻게…’ 하는 숫자의 굴레에 갇혀, 타인의 시선이 두려워, 지레 포기하게 된다. 내 마음은 젊은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은데 나를 보는 남들의 시선이 달라진 것이 늙어가는 일이라 하지 않던가. 숫자가 무엇, 뜨거운 열정이 아직 마음 한편 묵직하게 자리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 열정을 숨기지 않고, 혹여 누군가 주책이라 말해도 욕 들을 각오로 당당히 행하는 사람. 저자 윤영미는 예순이 넘었지만 나는 여전히 너무 여자라고, 정신도 육체도 젊은 시절 보다 더 풍요롭고 아름답다고, 호기심도 여전히 충만하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안 해본 일들, 죽을 때 후회하지 않으려고 다 해보고 살리라 마음먹었다. 그래서 홀로 집도 짓고 여행도 간다. “결혼하면, 대학 가면, 아이들 크면, 적금 타면, 바쁜 일 끝 나면, 명절 지나면, 봄이 오면, 연초 되면, 건강해지면, 살 빼면, 취직하면, 시험 끝나면, 연금 받으면, 이것만 끝나면 저것만 지나면, 이 비 그치면…. 세상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계획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그러니 놀 수 있을 때 놀고, 볼 수 있을 때 보고, 갈 수 있을 때 가자는 것. 봄꽃도 때를 미루면 영영 못 보고 내년에도 꽃은 피겠지만 나의 내년도 장담할 수는 없다. 저자는 궁금하면 바로 가보고, 보고 싶은 사람은 다음 주에 만날 약속이 있어도 오늘 또 본다. 농담인 듯 가볍게 건네는 말 같지만 솔직 담백한 문장을 따라 읽으며 어느새 마음이 이끌린다. 특유의 리드미컬하고 유쾌한 화법으로, 읽은 사람의 마음에 콧바람을 살살 불어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