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대 가장 주목받는 사상가 중 한 명인 리베카 솔닛의 두 번째 이야기책, 신선한 활력으로 가득한 『깨어 있는 숲속의 공주』가 출간되었다. 솔닛은 ‘잠자는 공주’의 수동성 때문에 동화 다시 쓰기의 대상에서, 그리고 페미니스트들의 재해석에서 외면되어 온 고전 동화를 활기 넘치는 모험의 이야기, 위기로 가득한 우리 시대에 필요한 삶과 예술의 윤리를 품은 이야기로 변신시킨다.저자는 잠자는 공주 아이다의 자매, 즉 ‘깨어 있는’ 공주 마야를 또 다른 주
...인공으로 삼아 이야기의 중심을 다른 인물로 옮기는 문학적 전통 위에서 새로운 서사를 펼쳐 낸다. 잠자는 공주는 자신을 깨워 줄 왕자를 기다리며 잠만 자는 수동적 상태에서 탈피해 활동적인 꿈 생활을 경험하고, 직접 역경을 헤쳐 나간다.이 책은 동화 다시 쓰기 실천의 탁월한 사례로, 젠더·인종·계급·문화적 차별과 소수자를 향한 편견을 담고 있는 많은 전래 동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동시에 솔닛의 동화는 ‘정치적 올바름’뿐 아니라 문학적 아름다움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다. 섬세한 묘사, 포근하고 활력적인 유머와 공감을 바탕으로 낡은 관념을 떨쳐 버린 옛이야기는 생생한 상징과 은유, 인물의 결연한 태도, 마법적 순간의 생기 등 그것이 간직한 고유한 미덕이 나아갈 수 있는 새롭고 의미 있는 방향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