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좋아하는 곳, 살면서 한 번쯤은 다녀왔을 만한 곳, 동물원. 그런데 동물원은 사람이 동물을 구경하는 곳일까? 아니, 동물원은 동물들이 살아가는 생활 공간이다. 좁고 한정된 공간이지만 그 속에 적응하며 야생의 동물과는 또 다른 생존 방식을 터득하며 살아가는 동물들의 삶의 현장이다. 그 삶의 현장에서 20년 이상을 여러 동물과 동고동락한 아베 히로시는 《동물원 친구들은 어떻게 지낼까?》에 자신의 오랜 경험과 풍부한 지식
...과 따뜻한 동물 철학을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동물원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살아가지만, 그 안에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일상을 사는 동물에 대해 그 어떤 동물책보다 깊고 풍부하며 따뜻한 시선으로 이야기한다. 부엉이는 밤에 활동하기에 앞서 목 운동을 하고, 거꾸로 매달려 사는 박쥐도 쉬를 할 때는 천장에 똑바로 매달린다는 등 교과서적인 생태 정보를 넘어서는, 그냥 봐서는 알 수 없는 동물들의 일상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그러하다.40여 종 동물의 각기 다른 개성과 특성은 일반적인 생태에 대한 단순 정의를 넘어, 작가의 구체적이고 특별한 경험담을 토대로 이어진다. 모든 이야기는 마치 내가 동물원 한복판에 있고, 작가가 바로 옆에서 들려주는 것처럼 다정하다. ‘너희가 왔을 때 올빼미가 멍하니 있는 이유는……, 오리 가족은 줄지어 걸어. 꼭 너희들이 줄지어 걷는 것과 같지, 낙타의 혹은 도시락과 같아.’라고 설명하는 사육사의 말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