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눈으로 역사를 기록하면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한때 인간 문명 밖의 야만적 존재로 취급당했다가 이제는 고통받는 피해자로 끝없이 소환되는동물에 대한 전복적인 사유!그동안 동물은 인간 중심의 역사에서 잊힌 존재였다. 동물은 자연환경의 구성 요소에 불과하다고 여겨졌으며, 동물의 삶 또한 인간에 의해 빚어지는 수동적 결과물로 표시됐다. 동물권 논쟁이 점화할 때도 동물은 고통스러운 삶의 피해자로만 소환될 뿐이었다. 동물의 역사는 그게 전부일까?
...사자의 눈으로, 고래의 시선으로, 침팬지의 마음으로 역사를 기록하면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 『동물권력』은 ‘동물이 인간 지배의 결과물’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동물의 삶을 지구사적 관점에서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인간 대 동물이라는 이분법 구도 안에서 포착되지 않았던 동물의 능동성에 주목해 인간-동물의 역사를 다시 쓴다. 바이러스 폭탄을 가지고 다녔던 탈옥수 원숭이 앨피부터 군인 194명을 구한 통신병 비둘기 셰르 아미, 사냥꾼에 의해 죽어 간 사자 세실, 임종을 예견한 고양이 오스카까지, 나름의 의식과 성격, 판단을 가지고 역사를 살아온 동물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동물은 우리에게 유무형의 영향력을 행사한다. 겉으로는 인간이 동물을 전일적으로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인간과 협력하고 인간의 역사에 개입하기도 하며, 종국에는 세계를 구성하는 주체로 참여하고 있다. 시시때때로 인간의 정치에 저항하며 세계를 위협하는 비인간 행위자의 면면이 이 책에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