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페미니즘 연구에서 ‘문화’라는 요소는 상대적으로 주변부로 취급된다. 이러한 ‘타문화’에 대한 관심 부족은, 서구 외의 문화권 내 젠더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예컨대 서구 중심적 페미니즘은 개인주의에 입각한 그들의 지적 전통의 관점에서 가문(가족)을 중시하는 유교 사회 속 여성 해방 문제를 이해하고자 하는 오류를 범했다. 중국계 미국인으로서 유교페미니스트인 이 책의 저자 로즌리 교수는 여성성과 남성성을 대립적 이원론으로 보는
...서구의 패러다임과 달리 상보적인 이원론을 추구하는 유교의 음양적 젠더 구성을 논하며 서구 페미니즘의 오리엔탈리즘적 관점을 극복하고자 한다. 특히 저자는 단순히 이론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중국의 역사적 사례와 문헌 증거를 가지고 실제 중국 여성들의 관점에서 젠더 문제를 바라봄으로써 유교 문화 속 여성의 위치를 더 또렷하게 보여준다. 결국 이 책은 유교가 여성억압의 책임과는 무관하다는 유교학계의 호교론적 주장과 전근대 여성억압 문제의 원인을 전부 유교에 돌리는 여성학계의 환원주의적 태도 모두를 넘어서는 유교페미니즘의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서, 자신의 문화·전통과 단절하지 않고 여성 해방 작업을 하기 위해 페미니즘과 유교의 조화를 시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