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의 계보학 :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만든 서사들

실라 미요시 야거의 『애국의 계보학』은 젠더와 민족주의가 한국의 역사와 사회를 어떻게 형성했는지를 심도 있게 탐구하는 책이다. 이 책은 19세기 말 국가 개념의 등장과 함께 새롭게 탄생한 남성성과 여성성을 논하며, 민족주의가 젠더 주체성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주장한다. 야거는 남성과 여성의 서사가 국가와 민족주의 형성에 동원되었으며, 여성성이 전통적 서사 속에서 국가에 대한 충성과 저항의 상징으로 변모하고, 남성성은 무능력과 군사적 강인함 사이에서 변화해왔음을 설명한다. 또한, 이 책은 신채호의 시도를 예로 들며 젠더와 민족주의가 한국 역사 속에서 상호작용해온 방식을 조명하고, 분단조국과 로맨스 서사의 등장, 박정희의 경제발전 정책, 남북관계의 변화 등을 다루며 한국 현대사의 복잡성을 분석한다. 저자는 신화와 이데올로기의 관계를 통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형성한 서사들을 탐구하며, 젠더가 사회구조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분석하고 여성학과 페미니즘의 범위를 넘어선 젠더의 인식론적 지위에 집중한다. 이 책은 한국학 연구자들에게 필독서로 평가받으며, 역사가 단순한 연대기가 아니라 사건과 행위자 중심의 스토리라는 점을 강조하며 역사적 서술의 주관성을 경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