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의 반란이 시작된다
더글라스 러쉬코프가 제시하는 지속가능한 공동체 번영의 길
오클랜드의 시위대가 구글 통근 버스에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버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디지털 자본주의의 총아이자 성장 경제를 주도하는 대표적 기업 구글의 종사자들이 돌팔매의 타깃이 된 것이다. 현대 디지털 경제에서 승자독식과 불평등의 폐해가 빚어낸 갈등은 1%와 99% 간의 싸움인가? 1%로 향한 돌팔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가?
이 책의 저자, 러쉬코프는 착취
...적이고 성장에 얽매인 경제 운영체제에서 문제의 근본을 찾는다. 기술은 발전하여 인간의 허드렛일을 기계와 로봇이 대신하게 되었으나, 경제 프로그램의 근본 코드는 중세 말 권력 구조에 의해 인위적으로 탄생한 산업주의의 경제 운영체계의 편향을 그대로 가져 왔다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이라는 새 술을 산업주의의 헌 부대에 담은 것이다. 디지털 산업주의의 편향은 독점의 편향이며, 착취의 편향이다. 실제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 활동이 아니라 개별 경제 주체들 간의 활발한 통상을 방해하고 거기에서 가치를 추출하여 경제 권력의 금고 속으로 빼내가는 경제 운영체제를 더욱 고착화한다.
디지털 산업 지형에서 돈과 투자는 경제 활동 참여자들의 활발한 거래를 지원하는 도구가 아니라 이자를 바탕으로 산업경제의 성장을 숫자화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근대의 제국주의 확장 정책에서 한 걸음도 옮겨 가지 못했다.
성장은 곧 번영인가?
식물도 자라고, 사람도 자란다. 심지어 숲과 정글도 자라고 산호초도 자란다. 그러나 끝내 그들은 성장을 멈춘다. 그렇다고 죽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성숙의 한 단계에 다다랐을 뿐이다. 이 단계에서 개체의 건강은 더 커지는 것과 상관이 없다. 이제부터는 활력을 지속해 나가는 것과 관계가 있다. 세포들과 유기체들, 혹은 종 전체의 교체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전체 시스템은 성장의 의무 없이 지속적으로 스스로 유지해나가는 것을 배운다.
그럼에도 우리 경제는 성장에 목맨다. 경제체제가 성장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고용 없는 성장. 경제가 성장할수록 반대로 일자리는 사라진다. 누구를 위한 성장인가? 왜 그러한가? 해결책은 없는 건가?
성장 없는 번영은 불가능한가? 번영 없는 성장보다 성장 없는 번영이 낫지 않겠는가? 성장은 언제부터 우리의 적이 되었는가? 어떻게 하여?
4차 산업혁명? 무엇을 위한 혁명이고, 누가 이끄는 혁명인가? 진정 우리를 위한 혁명인가?
우리는 너무 나태한가? 하루하루 탈진 직전까지 일하고 있는데? 너무 욕심이 많은 건가? 평생을 애썼는데 아이들 학교 보내고 노후를 대비하는 것도 힘겨울까? 획기적인 기술로 인간 노동을 대신하게 되었다는데, 4차 산업혁명이라는데, 이제 좀 편히 살면 안되나?
로봇이 밭을 갈고, 집을 짓고, 운전까지 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무얼 하며 살아야 하나? 더 이상 필요 없는 존재가 되는 건가? 기술이 진보하고 경제가 성장을 한다는데 우리는 왜 예전보다 사는 게 힘든가? 돈은 다 어디로 간 걸까? 살기 위해, 일자리를 얻기 위해 무슨 기술을 더 배워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