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시공적(時空的) 존재다. 시간과 공간에서 엮인 인간관계의 맥락 속에서 한 사람의 모습이 제대로 조명될 수 있다. 어느 시점에, 어느 장소에서 어떠한 언행이 있었는가에 대한 정밀한 추적과 정리는 한 사람의 인생을 이해하는 기본이다.
송석하가 이룩하려고 했던 학문에 대한 이해는 기본적으로 시공적 맥락 속의 송석하를 추적하지 않으면 안되는 작업이다. 나는 송석하의 작업 속에서 송석하와 가능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려 노력하였고, 송석하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법이 감정이입의 시도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시도를 어느 정도까지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는 없다. 송석하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시도해 보는 것이다. 학문이라는 배경을 바탕으로 한 논의가 대전제이기 때문에, 학문이라는 현상의 맥락을 시공적인 과정의 일환으로 설명할 의무가 있다. 말하자면, 학문의 흐름 속에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과정들을 섬세하게 정리하고 분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과에 대해서는 제삼자인 독자들이 판단한다. 내가 이해한 송석하가 다른 분들에게는 몰이해로 규정될 수도 있고, 그 반대도 성립한다. 그래서 필자는 독자들이 기탄없이 비판하기를 학수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