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던 집에 수상한 뭔가가 나타났다?하얀 고양이 소금이와 까만 고양이 후추는 같은 집에 살아요. 날마다 투닥거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두 고양이의 하루하루는 평화로웠답니다. 어느 날 집에 돌아온 아빠(인간)의 손에 들린 ‘그것’이 등장하기 전까지는요! 그날은 평소와 다름없는 날이었어요. 소금이와 후추는 커다란 종이봉투를 들고 집에 돌아온 아빠의 다리에 몸을 비비며 반갑다고 인사했지요. 아빠가 뭔가를 떨어뜨린 것 같다며 급하게 밖으로 나가긴 했지만
..., 그때까지만 해도 두 고양이에게 걱정이라곤 하나도 없었어요. 여느 때처럼 우다다다 뛰어다니며 장난치느라 바빴지요. 그런데 바로 그때 소금이와 후추의 머리 위로 별안간 뚝 떨어진 ‘그것’이 뚝 떨어진 거예요!두 고양이와 길쭉한 괴물의 한판 승부! ‘그것’은 몸이 아주 길쭉하고 우둘투둘한 가시가 돋은 몸에 고약한 냄새까지 풍겼어요. 소금이와 후추는 무시무시한 괴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처음엔 슬며시 도망치려고 했지요. 그러나 이 괴물은 두 고양이를 도망치게 놔둘 생각이 없었어요! 괴물의 갑작스러운 공격을 피해 정신없이 달아난 고양이들은 가까스로 마음을 가다듬고 곰곰이 생각했어요. 이대로 두었다간 사랑하는 아빠와 평화로운 집까지 위험에 빠질 게 뻔했거든요. 마침내 두 고양이는 결심했어요. 둘이서 힘을 모아 저 무시무시한 괴물을 물리치기로요! 세심한 관찰과 발랄한 상상이 가득한 그림책 소금이와 후추는 털 색깔만큼이나 성격도 정반대인 고양이입니다. 작가는 두 고양이 성격을 표정이나 몸짓으로 세심하게 표현하여 매 장면 그림 보는 재미를 더했어요. 속도감이 필요한 장면은 프레임을 넣어 만화 같은 효과를 주면서도 때로는 고양이들이 프레임 밖까지 뛰어다니는 연출로 생동감을 불어넣었습니다. 이야기가 흘러감에 따라 달라지는 고양이들의 감정은 행동으로 표현했습니다. 괴물과 싸우고자 비장하게 발톱을 꺼내거나, 부릉부릉 엉덩이 시동을 거는 모습을 보면 고양이들은 자못 심각하지만 보는 이는 마냥 귀엽지요. 바짝바짝 타들어 가는 고양이들의 속도 모른 채 마냥 해맑은 아빠의 얼굴은 보는 이의 웃음을 자아냅니다. 〈오이 괴물〉의 곳곳에는 작가가 숨겨 둔 작은 단서들이 숨어 있어요. 아빠의 발에 걸려 살짝 접힌 발 매트에 적혀 있는 메시지, TV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뉴스의 내용 등 깨알 같은 복선과 마지막 장면에서 나타나는 반전까지 놓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