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인간은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서 다른 무언가를 파괴하는 걸까.”
오염된 지구를 버리고 떠난 사람들과
오래된 지구를 찾아온 낯선 존재들의 아홉 가지 이야기
《요람 행성》에는 총 아홉 편의 소설이 담겨 있다. 초단편 소설부터 중편소설까지 분량도 다양하고, 판타지부터 이세계물, 환경 SF까지 소설의 폭도 넓다. 한 작가의 첫 소설집이 가지고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는 데 더없이 맞춤한 소설집이다.
테라포밍, 즉 우주 개척이 가진 문제를 제기
...하고 있는 SF 환경 소설이자 표제작인 소설 〈요람 행성〉, 사후 세계를 그린 판타지 드라마이자 루카스 아츠의 고전 어드벤처 게임 〈그림 판당고〉에서 영감을 받은 소설 〈당신의 운명은 당신이 지금까지 해온 것에 달려 있다〉, 애니메이션의 역동적인 색감과 감각을 살리려 시도한 SF 소설 〈세계의 끝〉, 영화 〈맨 프럼 어스〉의 주인공인 존 올드맨의 설정을 토대로 주인공을 만들고 책 《인류세: 인간의 시대》에서 소설 배경의 단초를 얻은 소설 〈안개 숲 순례자〉, 서로 다른 평행우주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소설 〈바 칼레이도스코프〉, 30매짜리 초단편으로 시작했지만 400매의 중편소설이 되어버린 이세계물 소설 〈수호성인의 몰락〉, ‘멸망해 버린 지구를 조사하는 외계인 조사관’이라는 흥미로운 로그라인을 가진 소설 〈철의 종족〉, 한국의 근미래를 배경으로 써보겠다는 목표로 시작해 ‘노인의 욕망’과 ‘미등록 이주 아동의 현실’ 그리고 ‘가상현실 시스템’을 모두 섞어 녹여낸 소설 〈토르말린 클럽〉, ‘동물 원정 유기’에 대한 뉴스를 접하고 쓰게 된 소설 〈지구의 날〉까지, 《요람 행성》에선 선과 악, 인간과 비인간, 동물과 기계, 지구와 외계 행성 등을 대비시키며 작가가 바라본 ‘인간’에 대한 탐구를 “담담할지언정 결코 외면하지 않는” 인물들을 통해 부드럽고 끈질기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