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이미지 속에 감추어진수많은 이야기를 향해 떠나는 시간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열다섯 송이〉, 구스타프 클림트의 〈황금 옷을 입은 여인〉……. 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사람들이 흔히 ‘명화’라고 부르는 그림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예술품 중에서도 이 작품들은 어떻게 ‘명화’라 불리게 되었을까?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작품이 높
...은 평가를 받게 된 과정이나 미의식, 상황에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은 채 ‘명화’라고 불린다는 사실만 전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화가들의 마스터피스』는 그림이 가진 위대함에 감탄하는 일에서 그치지 않고, 왜 위대하다고 여겨지는지 질문을 던진다. 모든 작품 뒤에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예술품이 가진 예술성 너머에 다른 요소들이 존재함을 알려준다. 눈으로 보이는 것 이상을 살펴보는 이 책은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명화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풀 수 없는 영원한 수수께끼는그림을 더욱 매혹적으로 만든다작품 자체로도, 영화로도, 패러디를 통해서도 잘 알려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발견되었을 당시, 이 작품은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작고 낡은 그림이었다. 복원 작업을 거쳐 ‘기가 막히게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지만, 그 명성에도 불구하고 작품과 작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모든 것이 신비에 싸여 있었고 흥미로운 궁금증들을 불러일으켰다. 학자들은 수 년 동안 그림 속 모델을 누군가와 연결해보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이 책의 저자 데브라 N. 맨커프는 우리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 끌리는 이유를 회화적 기술과 모델의 아름다움이 아닌, 바로 이러한 초월적 면모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녀의 의상은 네덜란드 여성과 소녀가 흔히 입는 평상복이지만, 터번은 그 시대의 여성들이 선호하던 어떤 것과도 비슷하지 않다. 또한 눈물 모양의 진주는 부의 상징이라기보다는 소녀의 얼굴 모양과 윤곽을 강조하는 요소에 가깝게 표현되었다. 한발 물러선 자세와 애타는 눈빛으로 우리의 시선에 화답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 그녀는 우리에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명확한 이름, 역사, 목적을 가진 실체로 드러내려 집착할수록 이미지는 더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우리는 모델이 실제로 누구인지, 왜 베르메르가 그림의 모델로 선택했는지 영원히 알 수 없다. 이처럼 이 책은 그림 속 인물의 표정과 자세, 시선, 태도 등은 물론 화가와 얽힌 사건을 따라감으로써 작품이 오래도록 매력적으로 보이는 요인을 분석해 그림의 진실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이끈다.지금까지의 감상에서 벗어나새로운 시선을 제시하는 단 하나의 책『화가들의 마스터피스』에는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시작으로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 캔〉, 에이미 셰럴드의 〈미셸 오바마 초상화〉까지, 많은 인기를 누리고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은 친숙한 그림들이 등장한다. 이 작품들이 지금의 명성을 갖게 된 길을 온전히 살피고자 각 그림의 과거를 살펴보고, 상징적인 이미지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낸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화가들이 명성을 얻게 된 길은 절도, 스캔들, 법적 분쟁, 정치권력 등으로 가득하다. 이 책은 명화가 만들어지는 환경과 명성이 높아지는 과정을 재조명해 현재 위대하다고 일컬어지는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공한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에 담긴 매혹적인 이야기를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 독자들은 이젤에서 대중의 환호 속으로 가는 여정이 명화 그 자체만큼 매력적일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