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어두운 산으로 꼭꼭 숨어든 까마귀가마침내 찾아낸 진실 한 조각.“사물은 본디 정해진 빛이 없다.”연암 박지원의 경구에서 건져 올린 자기 고백적 그림책.“당신과 내가 공감할 우리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책을 덮은 뒤에도 긴 여운이 감도니 여러 번 다시 펼치게 되지 않을까.”-최고봉(강원 초등교사)날개를 다친 까마귀는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해진 채로 깊은 산에 숨어든다. 누구도 알아보지 못하도록 온몸을 꼭꼭 가리지만, 우렁우렁 울리는 산의 목소리
...는 틀어막은 귀를 파고든다. “너 까마귀로구나. 까맣고 불길한 까마귀. 애써 아닌 척해 봐야 너는 너야. 새까만 까마귀.” 깊은 어둠 속으로 침잠하여 기나긴 밤을 보낸 까마귀에게 현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까마귀가 늘 까맣기만 한 건 아니지. 하늘빛에 물들어 금빛으로도, 자줏빛으로도, 비췻빛으로도 빛나거든.” 애써 부정하던 자신을 받아들이며 까마귀는 힘차게 날아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