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시리즈를 통해 이탈리아 로마, 베네치아, 피렌체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던 인문학자 김상근 교수가 시칠리아의 역사를 다룬 신간 《시칠리아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로 다시 독자들을 만난다. 지중해의 곡물 창고이자 아프리카와 유럽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해온 시칠리아는 2,800년이라는 세월 동안 끊임없는 수탈과 침략을 겪어야 했다. 그리스, 로마, 이슬람,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스페인 등 무려 열네 번에 걸친 외세의 침략이
... 이어졌고, 그렇게 짓밟힌 땅에는 시칠리아 주민들의 한숨과 눈물이 쌓여갔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시칠리아의 다사다난한 역사를 통찰하는 한편, 그 섬의 ‘진짜 얼굴’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시칠리아의 어느 어촌에서 만난 어부의 사진을 표지로 택했다. 경계하는 눈동자와 가늘게 떨리는 입술, 그러나 깊게 팬 주름마다 서려 있는 용기와 강인함. 그의 얼굴은 곧 시칠리아의 모습이다. 일견 무심해 보이지만 눈동자에는 긴장과 경계심이 가득한 시칠리아 사람들의 얼굴에서 우리는 무엇을 느낄 수 있고, 또 느껴야 하는가? 땅의 역사는 결국 그 땅에 사는 인간에게도 흔적을 남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에야 독자들은 시칠리아의 진정한 얼굴을 만날 것이다. 거친 파도와 바닷바람 속에 숨은 그 섬의 진짜 상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