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뒤집어버릴 수도 있다”군주와 백성의 관계를 배와 물에 비유한 대목은, 어린 ‘담덕’의 마음에도 청동에 새긴 글자처럼 지워지지 않는 명문으로 남았다. “개성에, 평양에, 한 번 다녀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어느 날 출판사에 들른 작가가 한 말입니다. 평양성 전투 등 수많은 전투 장면을 그려야 하는데, 더군다나 십여 권 가까이 쓰는 동안 표현이나 내용이 겹치지 않게, 실감나게 묘사해야 하
...는데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대부분 북쪽에 있는 고구려 관련 문화재를 한 번이라도 볼 수 있다면, ‘기운이 번쩍’ 날 것 같다고 했습니다.대하역사소설의 편집자는 작가와 서로 한쪽 다리를 묶은 채 1,2년을 달려야 합니다. 좋은 소설이라는 확신이 설 때는, 편집자로서는 행운의 시간입니다. 저는 지금 행운의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20여 년의 시간을 고구려와 광개토태왕 연구에 바친 작가의 내공이 탄탄하고, 돈이 종교가 되다시피 한 이 시대에,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여 좋은 소설을 써서 후손에게 물려주고자 하는 작가의 세계관이 존경할 만하기 때문입니다(저는 그렇게까지 대의를 중시하는 인물이 못 되니까요^^). 얼마 전에 아침 일찍 출판사로 전화가 왔습니다. 수학선생님이셨는데요, 4권이 언제 나오느냐 며, 요즘 시대에 이렇게 귀한 이야기를 써줘서 고맙다고, 작가에게 꼭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전화를 끊자마자 작가에게 메시지를 드렸지요. 작가에겐, 가뭄의 단비 같은 격려와 힘이 되리라는 걸 너무도 잘 알기 때문입니다. 10여 권 완간될 때까지 작가는 사막을 혼자 걸어야 하니까요. 이제 ‘담덕’의 이야기가 활발하게 펼쳐지기 시작하는데, 평양 답사는 못 보내드려도 독자들의 반응을 실시간 전해드리며 작가에게 힘을 팍!! 실어드려야겠습니다. 저희가 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