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마음껏 주무르는 상상력으로 무장한전무후무한 작가 스타니스와프 렘로봇들이 전 우주를 통틀어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은 바로 인간국내 독자들에게 폴란드 작가 스타니스와프 렘의 이름은 다소 낯선 이름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는 아서 C. 클라크, 필립 K. 딕과 함께 20세기 SF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며, 비영어권 출신의 작가임에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SF 작가이기도 하다. 뉴욕 타임스로부터 ‘과학 소설계의 바흐’이자 ‘문학계의 아
...인슈타인’, ‘우주 시대의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라는 찬사를 받는 만큼 스타니스와프 렘의 작품에는 재기발랄한 상상력과 그 상상력을 통해 쌓아올린 이야기를 관통하는 철학적 질문이 담겨 있다. ‘고전’이라면 갖고 있어야 할 모든 덕목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스타니스와프 렘의 작품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다른 무엇도 아닌 ‘유머’다. 존재론적인 관점에서 삶과 죽음의 차이를 가르는 심도 깊은 질문이 오고 갈 때조차 렘은 유머를 잃지 않는다. 그가 진정으로 위대한 작가라 불리는 이유는 바로 이런 유머를 통해 이야기와 독자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 때문일 것이다. 《로봇 동화》는 그 제목에서도 분명히 밝히고 있듯이 스타니스와프 렘이 SF와 동화적인 상상력을 총 동원해 완성시킨 단편집이다. 어린이들에게 삶의 교훈과 지혜, 용기를 주기 위해 쓰인 동화가 그렇듯 《로봇 동화》 역시 마찬가지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로봇 동화》는 ‘로봇’을 위해 쓰인 동화다. 로봇이라면 갖춰야 할 미덕과 삶의 지혜, 혹은 우스꽝스러운 인물을 통해 웃으면서 얻을 수 있는 반면교사적 교훈과 같은 것들이 15편의 이야기에 담겨 있다. 로봇들이 전 우주를 통틀어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은 바로 인간이다. 그러니 폴란드인 작가의 손에 쓰여 한국에 있는 독자들까지 읽고 있는 《로봇 동화》의 아이러니함은 오직 이 책을 완벽하게 독파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고급스러운 농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