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를 감싸 안으며 선의를 탐구하는 작가
허지웅이 전하는 함께 살기 위한 가치들
적의와 호의, 소음과 평정, 변해야 할 것과 변치 말아야 할 것을 떠올리다 보면 결론은 이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서로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 망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이는 작가 허지웅이 오롯이 혼자 힘으로 버터야 했던 청년 시절과, 그렇게 혼자 힘으로 자리를 잡자마자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림프종을 겪고 회복하면서 끝내 놓지 않은 질문이기도 하다. 팬데믹이 휘몰아치고
... 정치가 혼돈에 빠지고 지구촌 한편에서 전쟁이 일상이 된 요즘 더 자주 곱씹는 물음에 작가는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 이외에는 별 방도가 없다”고 답한다.
《최소한의 이웃》은 “이웃을 향한 분노와 불신을 거두고 나 또한 최소한의 이웃이 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분투기다. “타인을 염려하고 배려하는 마음” “이미 벌어진 일에 속박되지 않고 감당할 줄 아는 담대함” “평정심을 유지하는 노력”이 있다면 분노는 잦아들 것이고 분란이 분쟁으로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하며, 캄캄한 곳에서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존중을 표한다.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며 다투는 현실이지만, 결국 서로 돕고 기대어 살 때 희망을 품을 수 있다는 이야기. 무례하고 무책임하고 무감각한 일들이 벌어지는 세상이지만, “최소한의 염치”를 가지고 인간답게 살자는 이야기. 이런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무엇이 중요한가를 깨우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