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단편소설은 체호프를 통해서 양식과 주제를 습득해 풍요로운 세계를 구축했고, 현대의 연극은 체호프의 극적 스타일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고리끼, 나딘 고디머, 제임스 조이스, 버지니아 울프, 헤밍웨이 등 수많은 현대의 저명한 작가들이 체호프를 통해서 문학을 배웠거나 그에게서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한다. 체호프의 작품들에는 항상 삶 자체의 진리 혹은 진실들이 관통하고 있다. 또한 그는 일상이라는 껍질에 가려진 인간의 본질, 인간의
...참 모습을 웃음과 눈물, 연민과 비판 등을 통해 드러냄으로써 인간과 삶에 대한 애정을 북돋운 위대한 작가이기도 하다.
체호프 극의 성격인 이른바 극적인 사건의 부재, 말과 행동의 괴리, 인물들의 소통 부재, 내적 흐름 따위의 특성들은 그가 추구하는 객관주의의 소산이다. 체호프의 문학은 이렇듯 심리주의, 리얼리즘과 사실주의를 표창하는 객관적인 문체 아래 일관된 주제로 그려지는 일종의 소나타다. 다양하게 변주되는 이질적이고 독립적인 파편들이 음악처럼 연결되어 의미를 구축한다. 독자들은 현대 문학의 스승인 체호프의 멋진 연주들을 통해 진리와 희망의 메시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작가 백 주기를 맞아 출간된 이 선집에는 권말에 체호프 연보와 옮긴이의 해설 논문을 실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