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권 최고 권위의 문학상 세르반테스상을 수상한 현대 멕시코 문학의 거장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의 장편소설. 마리아나라는 소녀가 무모할 정도로 순진무구한 어린아이에서 점차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성장소설인 동시에,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의 모든 작품이 그렇듯 개인의 삶과 내면을 통해 멕시코의 시대상을 다루는 이야기다. 《아이리스》의 주인공 마리아나는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창작된 인물이다. 프랑스인 아버지와 멕시코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공작가 집안의 딸이며 제2차세계대전 때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프랑스에서 멕시코로 이주했다는 점, 멕시코의 사립학교에서 영어로 교육을 받다가 미국의 수녀원 부속 학교로 보내진다는 점, 가톨릭 가정에서 엄격한 규율과 훈육 속에 성장한 점 등, 마리아나의 삶은 작가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의 삶과 똑 닮아 있다.하지만 작가는 이 작품이 자서전이 아닌,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라는 것을 명확히 밝힌다. 그 지점이 《아이리스》를 더 흥미로운 작품으로 만든다. 현실의 사건을 목격한 증인들을 인터뷰하여 그 관점을 녹여낸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삶을 담았다는 점과, 있는 그대로의 사실로 서술하는 대신 자신과 닮은 허구의 인물을 창조하여 그 눈을 통해 본 이야기라는 점에서 《아이리스》는 작가의 내면과 작가가 바라본 멕시코의 한 시절을 짐작해볼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