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다움과 남녀 이분법에 신체로 저항하는 투지 있고 첨예한 퀴어 회고록데뷔작 『논바이너리 마더』로 숱한 매체로부터 호평을 받은 크리스 맬컴 벨크는 에세이스트이자 고등학교 교사로 배우자 애나, 네 아이와 함께 필라델피아에 산다. 퀴어 커플인 두 사람은 번갈아 가며 정자 기증을 받아 세 아이를 낳았고, 책을 출간한 이후 넷째를 낳았다. 벨크는 태어날 때 의학적·법적으로 여성 성별을 지정받았으나 대부분의 세월을 남성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왔다. 남자 형
...제들과 함께 자라며 그들이 당연하게 가진 것들을 질투하고, 스포츠에 재능을 보이며, 누구보다 아버지에게 장남으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모습은 사뭇 뚜렷한 남성 성 정체성을 지닌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대학에서 만나 결혼한 배우자 애나가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자, 그 과정을 함께하는 벨크의 심정은 복잡해진다. 고통스러운 출산을 대신해 주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무엇보다 생모와 자녀만의 특별한 유대감을 누리고 싶다. 벨크는 남성으로의 트랜지션 결정을 미루고 분만센터로 향한다.출산 호르몬 때문에 신체 변화를 맞이한 벨크는 몸과 함께 유동하는 마음, 매일 마주하는 사회의 정상성 강요에 고통스럽다. 아이가 태어나고, 자녀들을 양육하며 터져 나오는 질문들을 더는 미룰 수 없는 그는 글을 써 내려가며 자기다움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