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깃든 사랑 노래, 《새로운 생》까마득한 상실 이후에 맞는 봄 같은 사랑을 말하는 시집1999년에 발표된 글릭의 시집 《새로운 생》은 사랑 이야기다. 그 사랑은 슬픔이 깃든 사랑이고, 별리를 아는 사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작하는 생에 대한 이야기, 그래서 다시 살아나는 것들의 기억들이 32편의 시에 촘촘히 그려져 있다. 이 시집에서 시인이 말하는 사랑은 까마득한 상실 이후에 맞는 봄의 사랑이다. 이전 시집 먼저 출간된 《야생 붓
...꽃》에서 독자는 산산이 부서진 목소리들의 귀환을 보았다. 그것은 이 세계에서 입이 없이 서 있던 것들이 환한 꽃들로 발화한 세계였다. 이어서 《목초지》에서는 시인이 그토록 흥미진진하게 골똘했던 가족이라는 세속적인 드라마가 펼쳐졌다. 그 속에서 독자는 관계 안에서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온갖 날것의 감정들을 만났다. 기다림과 갈망, 피로, 없는 사람, 떠나는 사람, 떠나보내는 사랑, 아버지의 부재 속에서 엄마의 기다림을 바라보는 아이의 마음 등 여러 모습들을 마주하도록 시인은 이끌었다. 《새로운 생》에서도 관계가 던지는 근원적인 고독과 슬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일 등 이 어지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일, 우리를 살게 하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지, 관계성에 대한 탐색은 여러 변주를 거쳐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