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비인간 존재를 잇는 제주의 화가홍시야의 나무 그림과 에세이『나무 마음 나무』는 작가가 100일 동안 진행했던 그림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었다. 제주의 아름다운 삼나무 숲으로 손꼽히는 비자림로는 제주 멸종위기종의 서식지이자 ‘제1회 아름다운 도로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지방도이다. 그러나 교통량 증가 등을 이유로 확장 공사가 단행됨에 따라 수많은 나무들이 벌목되고 희귀 동식물들의 생태계도 훼손되었다. “베어진 나무들에서는 비명 소리가 나는 듯했
...다. … 제주 곳곳이 난개발로 인해 점점 아름다움을 잃어 간다. 제주 섬에서 아름다운 자연이 사라지면 이곳에 무엇이 남을까?” 〈백일기도〉 중에서 저자는 제주의 자연을 사랑하는 화가로서 무참히 베어나가는 나무를 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100일 동안 100장의 그림을 그렸다. “누군가는 나무를 베고 있지만 누군가는 나무를 심고 있음”을 나무와 인간 들에게 마음 깊이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이 책에는 페이지 번호가 없다. 대신 나무 001부터 나무 100까지 나무 번호를 달아둔 100그루의 나무와 함께 인간-비인간 존재의 공존을 꿈꾸는 에세이가 담겨 있다. 100그루의 나무는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생명의 역동성을 표현한다. 그림을 통해 하루 한 그루씩 심어진 나무는 어느새 숲을 이루었고, 작가의 시선은 비자림로를 넘어 제주 그리고 지구에서 살아가는 온 생명들로 향한다. 모두가 마음속에 나무 한 그루 품기를 바라며 그리고 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