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싸움해? 아니, 구슬아이스크림 만들어.” 놀이와 요리의 재미있는 결합겨울이 왔습니다. 눈 내리는 날을 누구보다 기다리는 친구들이 있어요. 눈이 오면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고 썰매를 타는 등 다양한 눈놀이를 할 수 있지만, 《와, 눈이다!》의 생쥐들이 눈을 기다리는 이유는 조금 달라요. 언덕을 오르며 데굴데굴 눈을 굴리는 생쥐를 보며, 우리는 예상합니다. ‘눈사람을 만들겠구나.’라고요. 하지만 다음 페이지를 펼치면, 눈사람이 아닌 아이스크
...림을 만들고 있어요. 아이스크림콘을 쌓아 트리를 만들기도 합니다. 다음 페이지를 넘기면, 동글동글 눈을 뭉치는 생쥐들을 만날 수 있어요. 그중 몇몇 친구들은 눈싸움을 하는 것처럼 눈을 던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눈싸움은 아닌 것 같아요. 한쪽에서 생쥐 두 마리가 빨강, 파랑, 노랑 색소를 뿌려 눈덩이에 예쁜 색을 만들고 있거든요. 생쥐들이 무엇을 하는 걸까, 생각하며 다음 페이지를 넘기면, 그릇 가득 구슬아이스크림이 차 있습니다. 《와, 눈이다!》에는 이처럼 놀이하듯 음식을 만드는 생쥐들이 등장합니다. 눈싸움을 하는 줄 알았는데 구슬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얼음집을 만드는 줄 알았는데 팥빙수를 만드는 등 눈놀이를 하면서 다양한 음식을 만듭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눈이 오는 날 할 수 있는 또 다른 놀이를 제안합니다. 바로 눈 요리! 아이스크림, 구슬아이스크림, 팥빙수, 케이크…… 또 어떤 음식을 만들 수 있을까요? “이제 친구들을 부르자!” 눈사람을 대하는 새로운 시선 시원하고 싱싱한 딸기 케이크를 완성한 생쥐들은 친구들을 부르자고 합니다. 생쥐들은 누구를 위해 이 음식들을 준비한 걸까요? 《와, 눈이다!》를 쓰고 그린 김리라 작가는, 눈이 많이 내린 어느 날 밤, 집 앞에 서 있는 눈사람을 보았습니다. 그날따라 눈사람이 쓸쓸해 보였다고 합니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가득하던 낮과는 대조적인 느낌이었죠. 그러면서 오늘 태어난 눈사람의 생일을 축하해 주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이 모든 잠든 시간, 눈사람보다 작은 어떤 존재들이 힘을 합쳐 파티를 준비하고 생일을 축하해 주는 모습을 떠올리며 이 그림책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특별한 날에만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친구를 맞이하는 생쥐의 모습이 잘 담겨 있습니다. 하루를 살아도 세상에 나오는 건 축하하고 축복받을 일이라는 걸, 눈사람을 대하는 생쥐를 통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등장인물 하나하나 찬찬히 살펴보면 새로운 이야기가 보이는 그림책의 묘미 이 책에 등장하는 열두 마리 생쥐들은 비슷해 보이지만 각자 다 개성이 있고 성격이 다릅니다. 반팔, 반바지, 멜빵바지, 줄무늬 등 같은 회색이라도 모두 다른 옷을 입고 있어요. 또한 각자 다른 소품을 챙겨 눈을 맞이합니다. 장갑, 귀마개, 양동이, 삽, 썰매와 보드, 스케이트, 도토리 팽이 심지어 새총을 준비한 친구도 있네요. 음식을 준비해 눈사람의 생일을 축하하는 큰 줄기의 이야기 외에 생쥐 한 마리 한 마리를 따라가 보면 또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집니다. 일례로 빨간 안경을 쓴, 똘똘해 보이는 생쥐만 따라가 볼까요? 제일 앞에서 손을 번쩍 들며 준비를 시작한 안경 생쥐는 자기만 한 눈덩이를 열심히 굴려 아이스크림을 만듭니다. 구슬아이스크림을 운반할 때도 가장 앞에서 열심히 끌고 있어요. 눈 벽돌을 만들 때도 한눈팔지 않고 성실히 일해요. 그렇게 쭉 안경 생쥐를 쫓다 보면, 이 친구가 얼마나 성실하고 부지런한지 알 수 있어요. 마치 이 파티를 끌어가는 리더처럼 보여요. 이렇듯 새총 생쥐, 빨간 모자 생쥐, 귀마개 생쥐 등 열두 마리 생쥐가 모두 각자의 성격에 따라 서로 다른 역할을 맡아 파티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냅니다. 친구들이 일하는 동안에 혼자 딴짓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생쥐도 파티를 빛나게 하는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었죠. 진정한 협동심이란 이런 게 아닐까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각자의 역할을 다 하는 것. 혼자 노는 것처럼 보여도 뭐라 하지 않고 서로를 믿고 맡기는 것 말이죠. 생쥐뿐 아니라 새와 반딧불이, 고양이까지 책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이 각자의 역할을 맡아 하고 있으니, 놓치지 말고 그림을 꼼꼼히 보면서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