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를 읽는 새로운 길문화소로 걷는 제주신화의 숲어느 곳보다 풍부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제주섬 곳곳의 신화를 새롭게 풀어가는 책이다. 저자는 제주신화를 살피는 실마리로 ‘문화소’를 가져왔다. 그 지역에만 있는 문화 조각을 이르는 문화소를 통해 신화에 담긴 또 다른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는 것이다. 신화를 읽다 보면 의미가 깨어져 비문법적인 부분이 있는데, 저자는 신의 이야기와 문화질서 이야기가 겉으로 드러나려고 충돌하는 거기에 문화소가 있다
...고 한다. 그리고 문화소를 배치한 원리인 문화 코드, 즉 문화가 서사에 담기도록 해주는 규칙을 통해 신화에 담긴 질서를 살핀다. 예를 들어 〈고내리당본풀이〉의 문화 코드는 ‘어업의 질서’이고, 〈원천강본풀이〉의 문화 코드는 ‘장례의 질서’라 본다. 1부 해석편 〈문화소로 걷다〉에서는 저자의 이러한 문화소 읽기를 통해 제주신화에 담긴 인간질서를 살핀다. 7편의 본풀이를 새롭게 읽어 나가는데, 그동안 신화의 한 조각으로만 넘겼던 요소들이 문화소라는 돋보기를 통해 지금 우리의 현실로 더욱 가깝게 다가온다.2부 이론편 〈제주신화의 숲 탐방로〉는 이러한 문화소 읽기와 해석을 위한 개념과 방법을 정리했다. 제주신화와 본풀이, 문화소와 신화소, 문화 코드와 문화적 스토리 등을 통해 ‘문화소로 신화 읽기’의 길을 열고 있다.저자는 이론서나 학술서의 형식을 취하지 않고, 친구와 함께 제주의 숲을 거닐며 본풀이를 함께 읽고 얘기를 나누며 의미를 확장하고 정리하는 이야기 구조로 구성했다. 편안한 대화와 질문, 시각적인 이해를 돕는 삽화를 배치하여 자연스럽고 쉽게 신화 읽기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면서, 신화의 이야기가 결국 인간 삶의 이야기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