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인돌 ‘라면 교양 시리즈(시즌2)’의 첫 작품인 이 책은 장애인 ㆍ 비장애인 커플이 청소년들에게 들려주는 인권 이야기다. 두 사람은 전형적인 장애인과 평범한 비장애인으로 살았던 시간들, 그리고 연인이 된 후 함께 겪었던 일들을 독자들에게 가만가만 털어놓는다. 남들처럼 공부하고 사랑하고 일하고 싶은 평범한 소망을 가로막는 한 뼘 높이의 거대한 장벽에 대하여! 그리고 말한다. 장애인들이 왜 온갖 비난에도 불구하고 20년째 지하철에서 시위를 하고 있
...는지. 장애인 인권의 현주소를 보여주기 위해 글쓴이들은 책 곳곳에 ‘장애인이 더 많은 세상이라면’이라는 제목의 에피소드를 실어놓았다. 거꾸로 뒤집힌 그곳의 풍경은 한편으론 우스꽝스럽고 한편으론 통쾌하지만, 그 또한 글쓴이들이 꿈꾸는 세상은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건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동등하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누리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한국 사회 장애인 차별의 실태와 원인, 그리고 대안을 청소년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게 차근차근 설명한다. 솔직하고 담담하고 따뜻하게, 그러나 때로는 단호하게! 윤영의 글에 당사자로서의 생생함이 담겨 있다면, 준우의 글에는 건강한 시민의식과 인권의식이 담겨 있다. 동일한 상황, 두 개의 느낌, 그리고 하나의 결론! 장애인 혼자 쓴 글이나 비장애인 혼자 쓴 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 책만의 미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