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가 활짝 웃네. 난 꼬리를 살랑대지.안녕, 나의 영원한 짝꿍.《안녕, 나의 꼬맹이》는 세상에서의 마지막 하루를 맞이하는 개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 낸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마주하고 싶지 않은 슬픔의 시간을 순수한 동물의 언어로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지요. 맑고 다정한 영혼의 목소리를 따라 슬프고도 아름다운 마지막 산책을 함께하며 독자 또한 깊이 위로받고 추억하게 될 것입니다.유리알 같은 영혼의 언어로
... 만나는 작별의 시간《안녕, 나의 꼬맹이》의 주인공은 나이 든 개입니다.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위로하고, 상실의 아픔을 달래 주는 어린이책들은 많지만, 이 책은 남다릅니다. 화자인 개가 자신만의 언어로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세상을 다정하게 들려주기 때문입니다.개는 인간이 쓰는 어휘와 표현들은 잘 알지 못하지만,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세상을 이해하고 주변의 것들을 사랑합니다. 여느 때처럼 높이 떠 있는 불덩이를 보며 잠에서 깨고, 산들산들 스치는 바람의 손길에 털을 맡기지요. 그리고 매일 산책하던 숲의 모든 것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며 남겨질 어린 주인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염려하고 배려합니다. 책 속 개가 들려주는 언어들이 더없이 순수하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이 책의 번역을 맡은 공경희 선생님의 깊은 내공 덕분이기도 합니다. 오랜 세월 섬세하고 아름다운 번역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역자는 맑고 천진한 개의 어투를 우리말로 잘 살려 더욱 진한 여운을 전해 주지요.떠난 빈자리의 슬픔을 위로하는 아름다운 그림책개는 사랑하는 꼬맹이와 이별할 시간이 곧 다가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려워하거나 슬퍼하지 않습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담담하고 자연스럽게 이별을 준비하지요. 어린 주인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과 애정을 잃지 않으면서요. 여느 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낸 뒤, 평화롭고 고요하게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는 개의 모습은 죽음과 상실의 두려움 앞에서 울고 있는 우리에게 큰 위로와 깨달음을 줍니다. 이 책은 헤어짐이 우리에게 가슴 깊이 슬픔을 남기지만 사랑하고 사랑을 배운 우리 마음에 반드시 희망과 행복이 싹트고 자랄 거라는 소중한 진실을 전합니다. 특히 그림 작가 카티아 친의 거칠지만 부드러운 질감의 일러스트로 구성된 장면들은 어두운 색조에서 서서히 밝고 환상적인 분위기로 바뀌며 깊은 상실의 아픔이 어떻게 희망이 움트는 봄으로 찾아오는지를 생생하게 보여 주지요.반려동물들이 반려인에게 보여주는 애정은 마르지 않는 샘처럼 늘 넘쳐흐릅니다. 분명 그들은 멀리 그곳에서도 변함없이 우리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고 있을 거예요. 죽음이란 우리가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하지요. 우리의 곁을 떠난 이들은 《안녕, 나의 꼬맹이》속 주인공처럼 낡은 육신을 벗고 다시금 말갛고 투명한 빛이 되어 남겨진 우리를 환하게 비추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안녕, 나의 꼬맹이》는 이별이 영원한 것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독자들에게 생 저 너머에서 전해져 오는 깊은 사랑과 유대의 기쁨을 알려 줍니다. 비록 몸은 함께할 수 없더라도 같이 나눈 빛나던 시간들은 마음속에 오래오래 남아 살아가는 힘이 되어준다는 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