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징쩌의 춘추전국시대 욕망 읽기 나약하고 추악한 인간에 대한 쾌설『춘추春秋』는 기원전 5세기 초에 공자가 엮은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역사서다. 춘추시대 노나나라 은공 원년(기원전 722)부터 애공 14년(기원전 481)까지의 사적을 연대순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유학에서 오경五經의 하나로 여겨진다. 『춘추』는 노나라뿐 아니라 동주시대 제후국들의 실상을 알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책이지만 극도로 간략해 겨우 1만6000여 자로 240년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 후대인들은 이 책에 대해 끊임없이 보충과 해석을 가했고, 그중 가장 유명한 책이 『춘추좌씨전』이다. 줄여서 『좌전』이라 불리는 이 책은 앙상한 뼈대만 남아 있는 『춘추』에 구체적인 살을 붙인 작품으로 중국 문명의 청춘 시대를 대단히 생동감 있게 묘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의 문학평론가 리징쩌가 펴낸 『고전의 배후: 춘추, 비루한 왕들의 카니발』은 바로 이 『좌전』에 등장하는 여러 역사 에피소드 중 흥미로운 사례를 골라서 저자의 독특한 해석을 자유롭게 펼쳐낸 역사에세이다. 제목을 ‘고전의 배후’라 한 것은 이 책이 문맥상 드러나지 않는 역사 인물들의 속내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고 부제를 ‘비루한 왕들의 카니발’이라 한 것은 때로는 신하들에 의해 허수아비로 세워지거나, 자신의 비루한 욕망에 얽매여 비명횡사한 권력자에 대한 신랄한 묘사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